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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캉

오마이걸 - 다섯번째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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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코비미캉

코비를 마음에 두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분명히 나는 코비를 옆집 남동생처럼 생각했다. 내가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했고, 코비가 가프 중장님과 훈련 할 때도 흐뭇하게 봤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다른 사람들이 코비의 꿈을 우습게 여기더라도 나는 믿고 있었다. 해군 대장이 될 거라고. 올바른 해군이 될 것이라고. 그것에 대한 확신은 정상전쟁 때 들었다.

 

“이제 그만둡시다! 이제 이 이상 싸우는 거 그만두자고요! 목숨이 아깝습니다.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귀가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는데! 목적은 이미 이뤘는데! 전의가 없는 해적들을 쫓아가 끝낼 수 있는 싸움에 욕심을 더 내고 지금 치료하면 살 수 있는 병사를 버리고 그런데도 또 희생자를 늘린다니 지금부터 쓰러질 병사들은 마치 바보 같지 않습니까!”

 

그 상황에서 그 아카이누 전(前) 대장(현재는 원수이시니까)를 상대로 남을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 때의 전쟁 상황은 어딘가 잘못되었다고는 느꼈다. 해군 쪽의 광기가 끊이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것의 흐름을 그 아이가 끊은 것이다. 비록 몇 초뿐이었고 직후 기절해버렸지만. 아카이누가 코비를 공격하려 할 때 나도 모르게 발이 먼저 나갔다. 그 때, 나는 저 아이는 반드시 구해야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나보다 샹크스가 더 빨랐지만. 어쩌면 그게 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전쟁이 끝났으니까. 나중에 코비한테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어봤었다. 상부에 찍히면 승진이 잘 안 될 수도 있지 않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코비가

 

“전혀요. 하고 싶은 말을 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때 나는 얘는 뭐가 되도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분명 사랑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그랬는데...언젠가부터 나를 내려다보면서 나의 이름을 불러줬다. “미캉 씨”라고. 코비가 말하는 내 이름. 왠지 달콤한 울림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불리고 싶어서 더욱더 나의 정체를 숨기고 싶어졌다. 내가 해군본부 소장인 것을 알면 더 이상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부터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하고 바랐던 나의 감정을. 사랑이면 단번에 알 수 있다던데. 저 멀리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바람에 나는 늦게 알았다. 코비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을, 어느 순간부터인지 자각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게.

 

코비와 맺어지고 나서 코비에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나를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그랬더니 입을 꾹 다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장난스레 코비에게 이렇게 말했다.

 

“설마, 나 처음 만날 때부터 좋아했어?”

 

그 말을 들은 코비는 얼굴이 홍당무마냥 붉어졌었다. 어찌나 귀여웠는지. 하지만 그 뒤에 붙인 말은 나의 가슴에 사랑을 더욱 활짝 피우기에 충분했다.

 

“헷갈릴 수가 없더라고요. 미캉 씨가 제 사랑인 것을”

 

언제나 이런 식이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말을 술술 속삭여준다. 분명 나보다 어린데, 언젠가부터 코비에게 편히 기대고 있는 내가 있었다. 코비도 힘들 때 내게 기대줬으면 좋겠는데, 더 강해져야겠다고. 내가 사랑하는 코비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소중하고 단 하나뿐인 사람이다. 코비, 나는 네게 어떤 존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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