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코소라
『손 뻗으면 잡아줄래?』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어릴 때, 엄마가 아직 중국에 가지 않았을 때 말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어준 책은 중학교까지 기억에 남게 된다. 엄마가 중국을 가고서는 하루하루도 멀다해서 울고서는 때쓰고, 하고 싶은 것들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아버지한테 혼났지만.
“소라짱~”
“타치바나. 더운 날씨에 왜 보자고 한거야?”
여름이 찾아오면서 마코토는 하루멀다해서 수영부애들이랑 같이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점점 만나는 시간이 줄여들었다. 결국 내가 폭발한 다음날 데이트 약속을 잡았지만 말이다. 눈치가 빠른 것인지. 아니면 그때 분위기 때문일수도 있다. 결국 거절을 못한 나도 바보지만.
인상을 찌프리면서 모자를 깊게 써서는 마코토를 올려다보았다.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14cm정도 크고서는 성장판이 멈추었다. 마코토는 점점 커져서는 예전보다 거인이 되었지만. 좀 있으면 전봇대랑 막막해 지겠어. 헤실헤실 웃는 마코토의 표정에 볼만 부풀려서는 얼른가자면서 불평을 통했다.
“소라, 내일은 어디가고 싶은데 있어?”
“어?너 내일 수영연습 있잖아.”
“하루 쉬기로 했어. 계속 떨어져 있었잖아?”
응? 두눈을 깜박이면서 마코토를 바라봤다. 뭐라는 거야? 지금 나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수영이랑 연습을 냉패겨치고 선택한 거라는 소리잖아!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 기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한번밖에 화난것도 아니고, 몇번이나 폭발해도 그저 미안하다고, 사랑한다는 말만 했으면서 말이다. 꼭 이렇게 까지 해야지 내가 괜찮아지는 사람처럼. 민폐끼치는 연인이나 마찬가지다. 다짜고짜 마코토한테 따지려고 했지만, 그렇게 싫지 않는지 웃고 있는 그의 모습에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진짜. 너무하다니까.
“그럼, 서점 가자. 나 서점가고 싶어. 밖은 너무 덥다고”
긴 머리로 항상 있을 수는 없잖아! 불평을 들었도 마코토는 항상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준다. 그리고는 서점으로 천천히 향했다. 항상 그랬다. 마코토는 상냥했고 난 이기적이였다. 중학생 떄는 반항기가 올수도 있으니까. 어른들이 이해해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모두들 깨달은 것이다. 원래부터 성격이 더럽다고. 나도 알고 있다. 따지고, 싫다하면서 금방 후회하고, 먼저 사과도 못하고, 따지기만 하는 진짜로 귀찮은 성격을 말이다. 그것을 받아준 사람이 마코토 였다.
서점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괜찮았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좋아했지만 책을 읽는 취미는 없었다. 오히려 취미는 수영이지만.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뜸해져서. 난 책장들을 바라보다가 눈의 뜨는 책에 걸음을 멈추었다. 마코토도 어느새 내 옆에 와서는 내가 고른 책을 바라보았다.
“소라?”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나 배고파. 타치바나”
책을 덮고서는 책장에 다시 꽂아놓았다. 딱히 지금와서 기억이 낫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의 책내용을 읽고서 난 울었다. 내용은 괜찮았지만 마지막 대사가 별로 좋지 않았어 그런것 같다. 해피엔딩이긴 한데 말이야. 한숨을 내쉬면서 점심먹을 가게로 향했다.
마코토랑 데이트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안좋았나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단호하게 대답할 수 있을 정도다. 과연 덜렁거리는 마코토가? 할 정도로 완벽했고, 재미있었다. 오래만이기도 하면서 솔직히 내일도 놀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다. 내일은 둘이서 수영도 하고, 검도도 하면서 재미있게 놀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것을.
어느새 낮이 였던 해는 들어가고 밤이 되었다. 여름이 낮이 긴다고 수업시간에 배웠는데 말이야. 아무도 없는 공원을 둘이서 걸으면서 마코토가 손을 잡았다. 시선을 돌려 옆을 봤을 때, 꽤 부끄러워하는 표정이다. 강아지처럼 생겨서는 말이야.
“타치바나. 서점에 골랐던 책 기억나? 내가 봤던 책이였는데.”
“응. 한참동안 바라봤잖아?”
“옛날 때, 엄마가 그 책을 잃어줘는데 내가 울었거든.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결국에는 남주는 여주를 포기하고 우정을 결정하는게 말이야.”
그래서 책 제목이 여자가 마지막에 말한 대사였다. 결국은 잡아주지 않는 채,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서는 남주는 떠나버렸다. 그럴거면 사랑을 주지 말고, 슬픔을 주거나. 끝까지 행복하게 웃는 미소를 짓게 했고, 마지막에는 하지도 않았던 행복한 데이트를 하게 해주었다. 꼭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난 고개를 숙여서 마코토의 손을 만지작 거리다가 손을 놓았다. 나보다도 큰 손. 그 손은 과연 누구한테 뻗는 걸까?
“있지, 타치바나. 내가 손을 뻗으면 잡아 줄거야?”
손을 잡지 않으면 여기서 끝이다.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착한 성격으로는 당연히 잡을 수도 있지만 은근이 매정한 타치바나가 나올 때도 있었어 그 점이 멋지기도 하다. 타치바나가 날 선택하지 않았도 난 계속 사랑할 거다. 이기적이라고 주변에 욕해도 말이야.
난 널 좋아해. 좋아해. 웃는 모습도. 어떤 모습이여도 좋아해. 그러니까, 떠나지 말아줘.
“소라..?”
“..떠나지..마..타치바나..내 곁에 떠나지 마..!”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코토가 내 허리를 감싸서는 그대로 안아버런것이다. 하루다 멀다하고는 마코토가 떠날까봐 겁이 났다. 화가 난것도 항상 질투를 하면서 따지는 것도 모든게 불안해서 좀 더 나를 봐주길 바래서 그런것인데. 오히려 힘들게 해버린것 같다. 미안하다고 속으로 사과해도 닿지도 않을 건데. 그의 목을 감싸 안아서는 울음을 토해냈다.
내가 떠나지 말라고 울먹이면 마코토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떠나지 않을 거라면서. 토닥이는 손길. 따뜻했다. 꼭 골든리트리버를 껴안고 있는 느낌의 저절로 두눈이 감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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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는 잠이 든 소라를 어부바를 한채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잠든 소라의 표정을 보고서는 엄마미소를 짓은채 눈가의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소라의 입술을 한번 매만지고서는 살포시 뺨에 입을 맞추었다.
“좋아해, 소라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