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팅유니
우리의 첫만남은 봄이였다. 집 안에서 가출하고서는 여행을 떠나고 있던 나는 배고픔에 결국 시비를 붙는 이상한 놈들한테 얻어맞고서는 여기저기 헤매고 있었을 때였다. 누군가 날 때리든 물건을 빼앗겨든 상관없었다. 그저 사랑을 받고 싶었던 나는. 그때 처음으로 만난게 스팅이였다.
“흐음~ 스팅은 봄이 좋아?”
“그렇지. 새로운 시작을 하는 느낌이잖아? 유니는?”
“나?”
봄이라, 봄에는 희망에 단어가 많았다. ‘행복’ ‘시작’ ‘도전’ ‘사랑’ ‘웃음’ 등등-, 꽃이 휘날리는 날씨여서 그런 건지 행복한 단어는 많았다. 그래서 나는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가 기대치가 가득한 날이기 때문이다.
“나도 좋아. 스팅이 좋아하는 건 나도 좋아해~”
사랑받는 소녀가 봄을 싫어하면 누가 좋아해 주겠어? 과연 스팅은 그런 나를 좋아해줄까? 나는 한없이 떨어지는 꽃들을 하나둘씩 바구니에 채워놓으면서 모두를 속였다. 바구니안에 있는 것은 진실일까? 아니면 거짓말일까?
스팅이 상냥하게 내 뺨을 매만졌다. 그대로 간지럽다는 웃음소리를 내면서 스팅에 목을 감싸안았다.스팅에 목에 부비적 거리다가 로그랑 눈이 마주치면서 난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스팅.일이다.”
“벌써?”
“일 많이 가는 것 같은데~”
“하하! 간단한 일이니까 걱정마. 금방올거야.”
상냥한 손이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담으면서 스팅이 일어섰다. 그대로 스팅의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나는 손을 흔들면서 잘갔다오라는 대답을 한 채 가는 스팅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아마 자신도 같이 가자고 하면 스팅은 거절하지 않고서는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 모습도 멋지지만 말이다.
스팅이랑 로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서야 나도 일을 찾으려고 여러종이를 보다가 유난히 이상해 보이는 일을 읽어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비로운 일이네.”
“뭔대요? 유니씨”
“응? 이거봐~ 흑마법사를 구한데”
엄청나다고 해야할까.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종이를 이리저리 보다가 이네 다시 벽면에 붙치고서는 앉잤다. 스팅이 없는 하루에 길드는 매우 지루하다. 웃고있지만, 지루할 뿐. 그래도 유키노가 있었어 다행이지 없었으면 여행이라도 갈까.하고는 생각했을 것이다. 난 엎드려서 컵을 빤히 보다가 이네 자리에 일어셔서는 말했다.
“유키노! 나 놀려갔다올께~”
“네? 어디로요?!”
“딱히 말해줄 필요는 없잖아?”
손을 대충 흔들고서는 길드를 나셔서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시끄러웠던 마을에 어느새 숲속으로 변하면서 조용하고 고요한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대로 걸음을 멈춘 나는 꽃이 활짝 핀 꽃밭을 바라보았다.
아름답다.
‘유니 리리컬!! 저런 괴물은 내 아이가 아니야!!’
우리 어머니처럼 말이다. 미소를 희미하게 지으면서 기지개를 쭉폈다. 그대로 꽃밭에 파묻치는 듯이 바닥에 털썩.소리가 나게 눕고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시원했다. 난 그대로 두눈을 감았다.
봄을 싫어한다. 지금 같은 봄날도 모든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집안에서 있고 싶지만, 그 보다도 싫은 것은 스팅을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였다. 스팅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세이버투스의 길드동료가 아니고, 스팅의 애인이 아닌-
“여기 있었어? 유니”
“스팅! 여기 어떡게 왔어~?”
스팅의 불쑥 튀어나온 표정에 눈을 떠서는 목을 감싸 안으면서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스팅의 무릎베게를 하면서 일이 빠르게 끝냈나면서 물어본채 사소한 이야기도 하면서 우리 둘만에 세상에 빠져있었다. 스팅의 상냥한 목소리, 상냥한 미소, 상냥한 손길. 모두 나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분이 좋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참. 스팅이 말했다.
“유니, 봄이 왜 좋아하는지 물어봐도 될까?”
“봄?”
스팅의 의외인 말에 어떤 말로 변명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가 꽃을 보았다. 봄은 싫었다.
“스팅이랑 만난게 봄이여서~ 이때 여기서 만났잖아?”
난 여전히 봄이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