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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로우 프로젝트

키사라기 신타로×루

어느 날인가 누군가 내게 물어봤었다.

어느 날에 누가 내게 물었다.

 

‘걔의 어디가 좋아?’ 라며.

 

 

 

 

11.○○

 

신타로의 일기.

 

 

 

참으로 멍청한 질문이다 생각했다. ‥보통 연애 초반에 제일 많이 듣게 된다고들 하는 말이지만. 루가 왜 좋은 거냐니. 그걸 굳이 내 입 아파가며 해야 할까 싶어 입을 다물었다. 부끄러워서 그런 것도 있고 말이야. 부끄러움이라든가 이런 말 하는 거 안 어울린다는 소리 백 번 천 번도 더 들을 게 뻔하지만 그만큼 좋아하니까 별수 없다고.

 

 

 

아. 가만 생각해보니 이거 그 질문한 사람에게는 루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어. 실수였나? 혹시나 루에게 관심이 있어서 내 의중을 떠보거나 장점을 얻어내 볼 빌미로 그런 얘기를 한 걸 수도 있잖아? 내가 모르는 루의 아는 사람이라고 하니 괜히 더 그런 생각이 드는데. …‥상상만 해도, 별로야.

 

 

내가 루의 장점을 얼마나 많이 잘 알고 느끼는지 정도는 알려줄 걸 그랬네. 무슨 표정이든 사랑스럽고, 좋아하는 것을 설명하거나 얘기할 때의 얼굴이 얼마나 빛나는 지, 스킨쉽 해오기 전에 허공에서 슬쩍 헛도는 손이라든가, 나란히 걸어갈 때 자연스레 소맷자락을 붙잡는 거라든지, 아니면, 하품할 때 살짝 보이는 뾰족한 송곳니가 썩 앙증맞고, 통통한 볼이 얼마나 곰 인형 같고 귀여운지 같은 거. 아아. 몇십 분 동안 입 한 번 벙긋 못할 정도로 혼자서 가득 자랑할 수 있었을 텐데. 나중에 만나면 이렇게 한껏 자랑해줄까. 허튼 맘 먹고는 다가오지도 못하게 말이지.

 

…아. 쓰다 보니 보고 싶어졌어.

 

 

 

 

*

 

 

 

 

11.△△

 

 

루의 일기.

 

 

 

오늘도 이래저래 신타로가 너무 좋아서, 슬쩍 다가가 손을 꼬옥 잡고 말았다. 손만 겹쳤을 뿐이지만 아무 말 없이 먼저 깍지를 껴 제대로 잡고서 바라봐주는 눈빛이 따스하고 상냥해서 입꼬리가 욱신거리도록 기분 좋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키사라기 신타로, 이 일곱 자가 자랑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응. 오늘 들었던 질문, 그거, 내일은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 ( 〃´艸`)

 

 

 

 

흔한 말이지만 난 정말. 그냥 신타로의 전부가 좋아.

by. @Red_L__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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