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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코의 농구

미도리마 신타로×하시모토 유메

*원작 기준 1년 뒤 설정입니다.

 

타카오 군에게

 

안녕하세요, 하시모토 유메라고 해요. 아, 이게 아닌가? 타카오 군에게 보내는 편지고 우리는 누가 누구인지 아니까 쓸 필요가 없겠네요. 처음부터 바보같은 일을 했네. 아무튼 저는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어요. 원래는 대학 갈 생각이 없었는데, 호텔조리에 흥미가 생겨서 들어갔답니다. 지금은 실습보다는 이론을 좀 더 배우고 있어요.

음, 타카오 군은 이것 말고 신타로와 내 이야기가 궁금하겠네요. 하지만 우리는 타카오 군이 보는 것과 그다지 다를 것 없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여전히 신타로는 농구를 열심히 하고 있고, 나는 연습하고 있는 것들을 종종 도시락에 싸서 보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아마?

 

내년이면 신타로도 진학을 해야 하니까 요즘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솔직히 학교가 떨어지게 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여서 조금 우울했어요. 그랬더니 신타로가 이렇게 말해줬어요.

 

“걱정하지 말라는 거다. 너도 이렇게 나를 찾아올 거고 나 역시 시간이 나면 너를 찾아올 테니까.”

 

그 말이 얼마나 안심이 됐는지 몰라요. 신타로는 모든 말을 의식하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따금 이렇게 다정한 말로 나를 기분 좋게 해 주는 사람이예요. 그리고 이렇게 다정한 말을 해 주면서 아닌 척 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해야 할까요? 응. 그런 느낌도 있네요.

 

우리가 정말 이런 사이가 되고 나서 맞는 두 번째 내 생일 때도 신타로는 요리 같은 건 해 주지 못했지만 윈터컵 때 열심히 해 주었으니까요. 저는 제 남자친구(앗,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게 되게 어색하네요. 부끄럽다고 해야 할까요?) 이기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열심히 팀원들과 함께 하는 게 더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신타로가 작년에 비해서 더욱 멋지다고 생각해요. 더 듬직해 보이기도 하고요.

 

음. 우리는 다른 사람들하고 특별하게 다른 걸 하고 있지는 않아요. 엄청난 곳으로 가서 이것저것 보러 다니는 것도 생각보다 잘 없고. 그렇지만 가끔 신타로가 안 할 것 같은 일을 하기는 해요. 음, 영화를 보러 가는 거? 물론 제가 공포영화나 그런 걸 잘 보지 못해서 그런 건 안 보고 거의 애니메이션? 그런 거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런 거 보고 있으면 사실 신타로는 무척 지루할 것 같은데도 불평하지 않고 같이 봐 줘요. 그래서 늘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네가 좋다는 걸 굳이 싫다고 말할 이유는 없으니 그렇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거야."

 

이렇게 말해주곤 하니까요. 그래서 저도 조금은 신타로랑 대화할 수 있는 걸 많이 찾고 있어요. 아, 저 이제 농구 기술도 다 알고 경기 보면 이제 다 이해할 수 있어요. 처음 치어리더 할 때에는 전혀 몰랐었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응.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신타로가 얘기할 때 신경을 쓰고 있구나, 그런 걸 알아채 주는 것 같거든요. 제가 농구 포지션이랑 기술 같은 거 얘기하면 신타로도 고개를 끄덕여 주고. 머리도 조금은 쓰다듬어 주니까요. 늘 감사하고 좋아하는 제 남자친구라 정말 행복해요.

 

앗, 이야기가 조금은 길어졌네요. 그리고 전부 자랑만 한 것 같고요. 음, 그래도 타카오 군은 친절하니까 이해해 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조금 놀리긴 하겠지만 그것도 싫지 않아요. 신타로의 좋은 친구니까. 응. 그러면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신타로의 여자친구 하시모토 유메로부터.

by. @sanhee_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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