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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아스트라 리버펄(드림주) & 피터 길럼 (드림캐)

 

 

검은 천사, 하얀 악마

 

+악마 길럼 X 천사 아스트라

 

  "야, 야, 너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

  "태양의 하얀 악마와 달의 검은 천사에 대한 이야기."

  "태양의 악마와 달의 천사 말하는 거지?"

  "응. 그런데, 그 검은 천사와 그 하얀 악마가 말이야......."

 

   아주 오래 전, 빛나는 천사가 있었다. 그 천사는 달을 무척 사랑했는데, 이유는 따로 없었다. 그저 달이 매우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하늘을 스쳐가는 별들은 많았지만, 달은 유난히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아무도 안 하는 밤의 천사를 자처했다. 그리고 빛나는 달 위에 앉아, 매일같이 달을 청소하고, 가꾸고, 아꼈다. 빛이 나도록 매일 닦기도 하고, 행복하게 웃으며 달 위에서 찬양을 부르기도 했다. 그녀는 그 생활이 매우 행복했다. 별을 뜻하는 아스트라, 그 이름처럼, 그녀는 너무나 행복했다. 매일같이 입에서는 감사의 기도가 쏟아져 나왔다. 그녀의 아름다운 삶이었다.

 

    태양에는 악마가 살고 있었다. 그 악마는 정확히는 흑점의 악마였다. 그는 태양에서 사는 것이 싫었다. 그는 매일 혼자였다. 왜 태양으로 가겠다는 악마들은 없는 건지, 그리고 그저 다른 악마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태양으로 쫒겨난 그는 매일같이 태양에서 홀로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몇 년 반복하다 보니, 이제 그는 완벽히 임무에 충실한 악마가 되었다. 매일같이 흑점을 폭발하게 만들고, 태양 내에 들어오는 소행성들을 녹였다. 그는 참으로 평온했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이지는 않았다.

 

   어느 날, 그 악마는 달의 뒷면에서 춤추고 있는 작은 천사를 발견했다. 검은 날개와 민소매 원피스를 입으며 춤을 추는 그 천사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평온했던 일상들을 모두 깨뜨려 버리고, 그 천사에게 계속해서 이목이 갔다. 이건 숭배도, 의지도 아니었다. 그것과 다른 마음이었다. 악마는 팔을 뻗은 천사에게 닿을까, 손을 내밀었지만, 그것은 닿지 못했다. 역시나 거리가 너무나 멀었기 때문이었다. 악마는 한순간에 천사에게 빠지고 말았다. 이상하게도 천사가 잊혀지지가 않았다.

 

   천사는 그날 본 그 악마에 대해 아무런 관심조차 없었다. 태양에 누가 있던 말던, 천사에게는 아무런 상관 없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악마는 매혹적이라는 게 사실이었을까. 이상하게도 천사는 악마가 몹시 보고 싶었다. 항상 달 뒷편에 몰래 숨어서 바라보는 것이 다지만, 천사는 악마에게 닿고 싶었다. 이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마음이 커져가는 건 사실이었다. 천사는 결국, 악마가 보일 때 그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닿지 않았다. 그렇게 둘의 마음은 엇갈려 커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과 달이 겹치는 그 날, 천사와 악마는 정말 가까운 거리에 서 있었다. 하지만 둘 다 시선을 다른 곳에 둬, 서로가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천사는 문득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천사는 그토록 그리던 그 악마가 눈 앞에 있다는 것을 보았다. 천사는 악마에게 말이라도 걸어 보고 싶었다. 이 정도 거리면, 자신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니까. 천사는 그 악마에게로 다가갔다. 달에서 한 걸음 땐, 바로 그 순간, 달과 태양이 다시 멀어지기 시작했다. 천사는 그 순간 우주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고, 날개도, 모든 것도, 다 처참하게 박살이 나버리고 말았다. 악마는 절규하며 천사를 잡아보려 했지만, 이미 천사는 사라지고 없었다. 악마는 천사의 깃털을 잡고 끝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천사는 빛나는 작은 별이 되었다. 그리고, 악마는, 위성이 되었다고 한다.

 

 

   “야, 그런데 진짜 슬프다. 뭐 그렇게 허무한 결말이야?”

   “그래도 아름답잖아. 자, 천체학 책이나 빌리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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